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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소박담박 2008. 7. 27. 12:23

보고나면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어서 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환영이다.

특히 난 라디오스타를 보고 별 다섯개!를 외쳤다.

돌이켜보면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도 어떤 줄거리에 대한 흥미로움 보다도
인물들의 소소한 감정씬들이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이번 님은 먼곳에도 전체 줄거리로 보자면 구구절절 설명할만큼 장황하지 않은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장면 하나하나에 세심함이 들어나 소중하고, 그래서 더 감독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9회말2아웃 이후로 수애의 차분한 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 재밌었던 영화.....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영화속에서 무엇이 더 강조되었어야 하는데 무엇때문에 묻혔다,
여성성이 어쩌고 남성성이 어쩌고,.. 그러는데...


나 그저 전쟁영화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애를 잘 그린것 같아 좋다..


베트콩들도 한국군들도 (미군은 제외 ;) 그저 가족을 생각하고 평화를 생각하고
먹고살기 급급한 그냥 그런 인간들일 뿐이라는 것....


특히 와이낫밴드가 사이공으로 무기들고 도망쳐 넘어갈때 베트콩들에게 잡혔을때
거기 꼬마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던 대장의 너무 인자로운 얼굴,,...
(그가 죽을때 정말 마음아팠다 ㅜ_ㅜ)

"우린 그저 돈을 벌러 왔을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정진영에게
베트콩대장은 "한국군과 목적이 똑같군"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월남전참전에 대한 무한한 미안함에 갑자기 베트남이 남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


수애는 점점 가수의 기질을 발휘한다기보다는
남편에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설레임이 무대에 드러난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그들의 위문공연안에서 하나가 되는 국군장병들의 해맑은(?) 모습은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슬픈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수애의 여러 노래들이 듣기 좋았고,
정진영의 바퀴벌레같이 살아남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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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에 오빠랑 다시한번 봤다.
 난 순간순간 영화 생각이 나서 입이 근질근질한데
 오빤 보지않은 영화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듣고 싶어하지 않는 편이라
 (물론 그 영화를 안볼생각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의 설득에는 그래그래 곧 기회가 되겠지 라는 자세더니...

 가족들중 2분이 강추강추를 외치자 마음이 동한것 같아
 바로 꼬셔 심야영화로 님은 먼곳에를 다시한번 관람했다.

 첫번째 영화를 볼때 나는,
 순이가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보았던것 같다.
 남편은 순이를 그렇게 대했지만 어쩌면 순이는 남편을 정말로 사랑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두번째 영화를 관람하니,
 감회가 매우 또 새로웠다.

 전쟁통속에 부상자들은 계속해서 속출하고,
 남편이 죽기전에 그를 꼭 다시 만나기위해 마음 졸여하는 그녀가 보였고
 마지막 장면에서 남편을 마주했을때...
 "사랑이 뭔줄 아나?" 라고 묻던 남편에게
 '당신의 사랑은 내 사랑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걸 너무나 멋지게 보여주었다.
 (내 관점에서의 해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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