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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영화

2015.01.31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소박담박 2015. 2. 1. 15:02




이 영화는 극장에 가서 직접보고 너무 좋아서....

서점에 내려가 원작이 있는지 소설까지 찾아봤었더랬다.

비슷한 제목으로 알랭드보통의 “우리도 사랑일까요?” 였던가. 하는 책이 있어 낼름 집어 왔는데 (게다가 알랭드 보통이니까)

같은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 내용 전개는 완전 비슷하다. 


책은 : 너무나 설레이는 사랑을 하고 - 헤어진 후 인생 끝난듯 괴로워도 - 또 다시 운명처럼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 사이클이고

영화는 : 편안하고 빈틈없는 사랑도 - 새로운 사랑에 밀려나고 - 그러나 새로운 사랑도 곧 다시 편안한 사랑으로 변하는 사이클...


책도 정말 좋았는데, 그 전에 난 이 영화가 너무너무 좋았었다.


감독까지 찾아봤는데 사라폴리 라는 캐나다 여자감독이었다. 나이도 나랑 동갑! 이 여자가 감독한 거라면 닥치고 관람하고 싶을 정도로 팬이 되었다. (이후 그녀의 어웨이 프롬 허 라는 영화를 찾아보았는데 역시 좋았다. 좀 지루한 감도 있고.. 별 다섯까지는 아니지만, 이 여자감독이 그리는 영화의 메세지나 감정표현이나 세밀함이 너무 좋다)


이 영화에는 감독도 좋았지만, 미쉘 윌리암스라는 여배우도 정말 좋았다. (이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도 찾아봤엇다 블루 발렌타인데이, 사람들은 좋아하던데 나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블루하기만 해서 싫었다.)



어제 오랫만에 다시 보았는데....기억하고 있던 내용과 조금 다르긴 했다.

내 기억속 그 부부는 너무 완벽했는데, 다시 보니 진짜 지루하다.

처음볼때도 그랬는데 난 그 부부의 남편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다. 

외식하고도 한다는 소리가 그냥 좋은 음식먹고 분위기 좀 느끼려고 온거지 뭐 꼭 대화를 위한 대화를 뭘 해야하냐고 묻는데...

그게 좀 극단적인 표현일수도 있다는거 빼면 현실적인거 같기도 하고.

영화속 미쉘이 맡은 역할은 철없는게 꼭 나 같다. 


미쉘의 시누이는 미쉘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삶에 빈틈은 있기 마련이야. 그걸 다 메꾸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미친사람이지”


미쉘은 빈틈을 메꾸기 위해 다른 남자를 받아들인거라고 보는거고.


아무튼 그렇게 미쉘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결국 떠나간다.....


그 시점부터가 사실 이 영화의 대박장면인데

카메라가 그들의 텅빈 방안을 빙빙돌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구가 채워가고 그들의 행동양식이 변하는것을 보여준다.

그 표현 단계가 너무 쇼킹했는데;

처음엔 그들이 키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황홀했고

옷을 다 벗은채 열정적인 섹스를 하고 (침대에서.. 의자에서..)

그 뒤로는 침대에서 여유로운 관계를....

이후에는 쓰리섬을 하기 시작하고..... 

그 후에도 계속 관계를 갖기 시작하지만 침대위에서 옷을 다 벗지않은채로... (난 이부분의 디테일에 놀람.....)

그 후엔 그런 관계를 벗어나 일상을 함께 하기 시작하고,

같은 공간에는 있지만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한명은 TV를, 한명은 쇼파에 누워잠) - 근데 이게 나쁜건가? 힝...

결국..... 그들은 권태에 빠진다.


카메라가 몇번 돌아가면서 보여준 이 시간의 흐름....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기전 원래 그들은 그들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헤어짐을 예감했었는데

그때  30년 후에 만나 어느 등대에서 만나자는 꿈같은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고, 실제로 그 둘은 만나기로 한 등대에 함께 오르기까지 하는데...

이 장면이 암시하는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아름다웠던 . 애처로웠던 약속도 모두 정리되는 기분이랄까.

그들은 이제 헤어져도 더이상 지킬 약속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도 없는 관계....

그들은 사랑했고, 인생의 어려운 선택을 통해 서로의 사랑도 확인했고, 열렬히 사랑해보았고.... 이젠 미련없는 관계라고나 할까..



그리고 사라폴리 감독은 마지막 피날레를 정말로 멋지게 장식하며 끝냈다.

미쉘은..... 이제 유원지속의 놀이공원 열차에 혼자 올라타 즐기기 시작한다.

더이상 다른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를 느끼며... 스스로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해할수 있는...

더이상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행복이 아니라 혼자만으로 충분히 느낄수 있는 ....

그녀의 행복한 미소에서.... 영화는 끝...





그저 감독에게 놀라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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