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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소박담박 2008. 9. 15. 21:30

어느 부녀간의 갈등으로 인해
새삼스럽게 가족이라는 것, 부모님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부모가 무조건적으로 희생하길 바라는 사람들을 보면 나쁘다 못됬다 생각, 물론 했었다.

결혼시기가 되니
주변사람들이 경제적인 면에서 어느정도 부모님의 적선을 당연시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좀 많이 들었던 것 같고...

또하나는
결혼을 하고나서보니,
'아이'라는 존재가 ..  (물론 더없이 소중한 생명의 존재임은 두말할 것 없지만)
나의 후일을 계획할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가끔 "우리엄마아빠는 내게 해준게 없어. 난 학비도 내돈 벌어 다 했다고"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특함도 들긴하지만
그 한편으로는 ... 굳이 무엇을 해주었다는 것을 재어 나올 만한 것들과 별개로
부모에겐 그 아이의 탄생을 위한 준비와 육아로 인해 많은 제약사항들이 있었다는 것....
그렇기때문에 학대하거나 아이를 팔아먹는 못된 부모가 아닌 보통사람으로서의 부모들은
모두 그들의 자식들에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도 감사함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지기도 했다....





한번도 의심해본적 없는 부모님의 사랑이 의심된다면,
부모님이 진실로 나를 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전 tv에서 한 드라마 '태양의 여자'가 생각난다.
난 1회부터 봐서 김지수역에 대해 상당한 동정을 가지고 있었다.
(& 김지수가 악역이라고들 하지만 진정한 악인은 그 드라마에 나온 어르신들이다)
평생 남의집에 입양된 고아로 살아가던 그녀가 ,
부모님이라는 존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버려질지 몰라 그들의 마음에 들기위해
잔인한 악행까지도 저질렀던 그녀가....
친 엄마를 만났을때의 그 느낌.
비록 만나자마자 엄마는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친엄마의 존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겐 살아가는 큰 힘이 되었다..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생각만해도, 존재감만으로도
내가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그런 사람들이다.
나 역시 잊고 살았다.


어느 부녀의 커다란 싸움과 서로 다시는 안볼듯 으르렁 거리는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못된 자식의 편에 서고 싶었다.
부모는 자식의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이며 자신을 무시하는 언행들에 대해 분노했지만,
처음으로... '하물며 그런 자식일지언정 항상 부모님은 자식편이라는 것을 사랑으로 보여달라'는
100% 희생을 부탁드렸다...
부모님의 사랑이 너무나 고달파 못견뎌하는 그 자식을 돌아봐주길 바랬다...
그 아이또한,
타인에게는 작은 신세하나도 안지려고 부던히 노력하면서도
부모에게만큼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자각하길 바랬다.
(그런데 그 상처받아 분노하고 있는 그 아기에게는 아직 난 어떤 이야기도 해줄수가 없다... ㅜ_ㅜ)


제3자가 바라볼때 그들은 서로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너무나도 그리워하고 있었던것 뿐인데,
서로에게 왜 그런 존재가 되어주지 못하냐고 요구를 하다 큰 싸움이 되어버린것 같다...


....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도한다...
그들이 서로로 인해 다시금 세상에 희망을 갖고 기쁨을 갖게 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어쨋든 난 그 상황에서 공정하지 못하고 부모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꼴이 되어버렸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그렇게 희생하고 계신 이 땅의 수많은 부모님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내게 그런 부모님이 계신 것이 너무나 행복했고,
새삼스럽게 가족이라는 우리사이의 끈끈한 정이 느껴졌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
너무나 내 삶의 밑바탕에 가족들이 있기에 인식하지 못했을뿐,
내가 이렇게 살아갈수 있는 것은 모두 가족들 덕택이다라는 생각이 온종일 들었다.




집에 돌아와 때마침 본 'c.r.a.z.y'라는 가족/성장영화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가족애를 보여주었다.
'저쯤되면 저게 가족이 맞냐?' 라는 시선도...
결국엔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들은 서로를 있게하는 가족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지금도 어디선가....
"세상에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한명쯤 있기"를 바라는,....
그런 외로운 자식들이 있고, 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나를 향한 희생을 당연히 요구하고 강요해서는 아니될 일이지만,
나는 상대에게 맹목적인 희생을 베풀도록 노력하고 싶다.
특히나 가족들에게는 더더욱.....


밤 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되돌아오면
언제나 나를 맞는 깊은 어둠과 고요히 잠든 가족들.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때문에...
늘 곁에 있으니, 늘 벗어나고도 싶고.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수가 있을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하죠.

힘겨운 하루를 보낸 내 가족들의 낮은 숨소리엔
어린 날 보살펴 주던 내 누이의 고마운 추억이 있죠
가족이어도 알 수 없는 얘기, 따로 돌아누운 외로움이 슬프기만해요.
아무 이유도 없는데

심술궂게 굴던 나를 위해 항상 참아주던 나의 형제들,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 하죠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어떡해야 내가 부모님의 맘에 들수가 있을지 모르고
사랑하는 나의 마음들을 그냥 말하고 싶지만 어색하기만하죠

사랑해요 우리 고마워요 모두 지금껏 날 지켜준 사랑
행복해야해요 아픔 없는 곳에 영원히 함께여야 해요

- 이승환 가족 -




위에 언급했던 영화 c.r.a.z.y. (티스토리 새로운 관리창 좋아졌구나~^^;;)

크.레.이.지.
감독 장 마크 발레 (2005 / 캐나다)
출연 미셸 꼬떼, 마크-앙드레 그롱당, 다니엘 프룰, 피에르 뤽 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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