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따뜻한 쟈스민차를 마시며 집에서 오빠랑 같이 본 영화.
영화가 너무 사람의 죽음이나 폭력을
코메디처리로만 풀어나가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맘도 들었다.
영화는 영화고 코메디는 코메디련만
너무 가볍게만 다루는게 맘이 편치많은 않던데...
하지만 시작할때 박용우가 요즘 여자들에 대해 줄줄이 나열할때
참 공감도 했고.. 찔리기도 했고...
여자들탓만 실컷 하다가도
마지막에 '혹시 제가 문제인건가요?' 라고 묻는 박용우의 모습에서
감독의 중립적인 시선도 느낄수 있었고...
(최근에 많이 생각하는건데
자신의 허물은 덮어두고
상대방의 허물때문에 더이상 둘의 관계가 힘들다는 판단을 많이 하게 된다.
나도 그렇고 내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이게 나이 들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 요즘 주구장창 하는 생각들이다..)
최강희와 박용우의 솔직담백한 연기가 일품이었고
무엇보다 둘의 깔끔하고 소박한 옷차림이 늠늠 좋았다^^
보는 내내 태훈이오빠에게
'박용우가 입은 옷 이쁘다. 전체적인 배색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튀지도 않으면서 회사 입고다니기 좋은 옷차림..ㅎㅎ'
영화는 재미있었다.
마지막 내용이 살짝 이해가 안가지만....
이제 정말 남이라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마지막 최강희의 뽀뽀한번으로 다시 사랑이 시작하는건지.. ^^
1. 대우 : 솔직히 말해줘요.. 이거 누구 그린거에요?
미나 : 욘사마.
대우 : 나 그린줄 알고 뭉클할뻔했네.
(그 상황에서 당연히 대우를 그린 그림이 나올줄 알았는데^^;;; 너무 웃겼다)
2. 술먹고 제대로 변호사 뒷통수를 치는 백장미....!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그 전에
"언니 나는 사실 돈같은건 관심없구요
그냥 언니 잘되는게 꼴보기 싫어서"
무엇보다 홈페이지에서 읽은 감독의 비화가 아주 재밌다.
나는 그때
인류 구원에 관한 주제를 다룬 시나리오를 쓰러
한 달 동안 연락을 끊고
서해 어느 바닷가에 내려가 있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 영화가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작품이 될 것임을 알았다
유일한 문제거리는
타르코프스키를 인용하느냐 마느냐에 관한 것이었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한달 후,
서울에 올라와서 오랜만에 메일을 확인해 보니,
여자친구가 보낸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 그만 만나"
며칠 후, 나는 인류 구원의 문제를 다음으로 미루고
<달콤, 살벌한 연인>을 쓰러 다시 서해로 내려갔다.
백권의 위대한 문학작품을 읽어보시라.
그/그녀가 보낸 문자 메세지 한줄을 이길수 있나.
다시한번 그 백권을 살펴보시라.
도대체 사랑을 다루지 않은 작품이 몇개나 되는지..